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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리뷰

[커피리뷰] [Coffee Review] 4 [콜드부르 커피를 마시고 싶을 때] [When I want to drink cold brew coffee]


[커피리뷰] [Coffee Review] 4 [콜드부르 커피를 마시고 싶을 때] 

[When I want to drink cold brew coffee]

 

나의 할아버지가 이런 말씀을 해주신 적이 있다

6.25 전쟁후에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고 있을 때 아이들이 미군들을 따라다니면 초콜릿을 주었단다

그게 너무 맛있어서 아이들은 미군들만 보면 따라다녔는데, 어떤 날은 까만 가루가 든 봉지를 주더란다

그걸 어디에 먹는지 몰랐는데, 밥에 비벼먹으니 너무 맛있더란다

그게 나중에 알고 보니까 커피였단다

그러면서 한 번 커피가루를 밥에 비벼 먹어봐! 엄청 맛있어.”하시곤 했다.

 

커피 유머에 이런 얘기가 있다.

고독의 맛을 아는 사람은 커피를 블랙으로 마시는 사람이란다

커피에 설탕 한 스푼을 넣어 마시는 사람은 추억을 아는 사람이고

두 스푼을 넣어 마시는 사람은 사랑을 아는 사람이란다

그런데 설탕을 세 스푼을 커피에 타서 먹는 사람은 그냥 설탕맛을 아는 사람이란다.

 고등학생 때 처음으로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

그때는 당연히 커피 맛을 몰랐고, 많은 사람들이 프림과 설탕을 많이 넣어 마셨다

아마 설탕 맛으로 마신 거 아닐까?

그러다가 일회용 봉지커피가 나오고 보통 두 개씩 머그잔에 넣어 마셨다.

이제보니 그것도 설탕 맛에 커피를 버무려 마신 듯 하다.

 

그러던 어느 날, 길을 가다 유명한 카페에 발걸음을 멈추었다

커피 광고를 여기저기 배너에 해놨는데, 갑자기 커피를 마시고 싶은 충동이 확 일어났다.  

그래서 들어갔다

첨보는 광경에 놀란 것은 고객들이 자리가 없으리만치 많은 것이었다

커피가격을 보니 장난 아니게 비쌌다

그래도 들어왔는데 사먹자!’하고는 아메리카노를 시켰다.

 비싼 돈을 주고 샀으니 당연히 맛있겠지!’라고 기대감에 부풀어 가지고 나오면서 한 모금 마셨다

그런데 마시는 순간,"흐헉"소리와 함께 뱉어버렸다

우와.. 얼마나 쓴지......

그리고 내내 쓴 맛이 계속 입안에서 맴맴 돌았다

그래도 한 모금만 더 마셔봤다.

그리곤 쓰레기통에 버려버렸다

이것이 아메리카노 블랙에 대한 나의 첫 커피 후기다.

앞의 이야기 처럼 블랙은 나에게 고독의 참맛을 알게 해주었다

! 정말 처음 맛본 아메리카노는 그 맛을 정의하라면, 정말 고독이다

지금도 아주 쓴 맛의 커피를 마시곤 하는데, 그래도 지금은 구수한 맛도 나고 과일맛도 나는 것을 안다

그런데도 처음 그 맛은 평생 못 잊을 것이다.

 

지난번에 포스팅에서는 만랩에서 먹었던 콜드부르를 얘기했었다

그 때는 만랩에서 제공한 콜드부르를 포스팅 했기 때문에 어디서 커피를 생산한건지 몰랐다.

살짝 욕심에  집에서도 콜드부르를 만들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필요한 재료들을 사고 준비를 했다.

일일이 사진을 찍지 못했으나 설명으로 대신하려 한다.

일단 콜드부르는 베트남 로부스타산으로 원두를 택했다

그리고 약 세 번에 걸쳐 실험에 들어갔다. 세 번을 테스트해봤으니, 3일은 걸린 것이다.

 


1.베트남 로부스타 원두를 40그램을 넣고 분쇄한 후에 적출기에 넣었다

물이 커피가루에 떨어지는 시간을 1~2초에 맞추어 놓고 다 떨어질 때까지 기다렸다

10~15시간 기다려야 하니 그 다음날에서야 맛볼 수 있었다

200미리리터 정도 커피물이 내려졌다.

콜드부르는 아이스로 먹어야 제 맛이라고 하니, 얼음을 넣고 100미리리터 원액에 100미리리터 생수에 희석했다. 색깔은 진하게 보였다. 원래 마시던 그런 아이스커피보다 진한 갈색이었다.

기대하며 마셨다. “, 이게 아닌데,...”

생각보다, 맛이 없었고, 썼다. 왜 그렇지?

 


2. 다시 시도했다깨끗이 씻고, 다시 분쇄한 원두를 넣고 물방울이 1초에 한 방울씩 떨어지게 해놓고 다시 10~15시간을 기다렸다

일어나니 실패다물이 떨어지다 말았다

. 기구가 잘못된 건가? 여기저기 살펴보아도 내가 알긴 뭘 알겠어

아무튼 내려진 걸 다시 물과 희석해서 마셔보았다

반 밖에 원액이 추출되지 않았으니, 50미리리터를 넣고, 150미리리터의 물을 희석한 다음, 얼음이든 컵에 따랐다

420미리리터가 가득 찼다. 마셔보았다

아직 만족할만한 결과가 아니다. 내가 원하던 맛도 아니다

콜드부르는 웬만해선 맛있다고 하는데, 내 입맛엔 여전히 쓰다.

 


3. 4일 째 되는 날 세 번째 시도를 감행했다

이번에는 1초보다 아주 미세하게 빠르게 물방울이 떨어지도록 맞추어 놓고, 또 기다렸다

다음날 보니 생각한 대로 200미리리터의 원액이 담겨져 있었고, 색깔도 깨끗했다

컵에 얼음을 넣고, 50미리리터 원액에 150미리리터의 물을 담았다.

그리고 마셔본 결과 ! 그래, 이 맛이다.”하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베트남 특유의 쌉싸름한 맛과 고구마처럼 구수한 맛이 어우러져 ! 맛있다.”라는 감탄사가 나왔다.

 


커피를 내려 먹을 땐, 물론 내 맘대로지만

그래도 일정한 맛을 유지할 수 있어야 그 맛을 기억해야 하는 것이라고 본다

앞으로 잘 될지 모르겠지만, 종종 콜드부르 커피가 마시고 싶어질 때는 세 번째 시도한 대로 해 먹을 수 있다는 행복한 생각에 잠겨본다.

 

커피의 향이 내 주위를 맴돈다.

커피는 향에 한 번 기쁘고, 맛에 한 번 즐겁고, 입안에서 맴도는 음미에 뇌가 행복해한다.

그래서 커피가 고플 때 행복한 상상을 하게 된다.